종교 [임용민 종교칼럼]-[지식 많은 어리석은 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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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많은 어리석은 선비]
드디어 학기시즌이 시작되었고 시카고 막내가 결혼 20주년이 지나더니 금년에 아들이 대학 입학을 했습니다. 바이오케미컬(bio-chem)을 전공하며 PhD.가 골이라고 자신의 포부를 다짐하는 손자가 대견스럽기도 하고 꼭 그렇게 성공하기를 기대하며 빕니다. 그러나 "공부도 열심히 하지만 매일 아침마다 먼저 성경을 읽고 기도하는 것을 잊지 말라." 할머니는 당부를 잊지 않습니다.
학생이 자신의 학업에 열심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지식이 반드시 인간을 지혜롭게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중국 전국시대 동곽이라는 한 선비가 살았습니다. 고대의 선비란 보다 많은 책을 읽어 지식을 쌓은 사람을 의미하기도 했습니다. 동곽 선비야말로 많은 서적들을 섭렵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그의 탐구열은 좋았지만 그는 아무 책이나 분별없이 읽는 선비였습니다. 그처럼 책 읽기에만 빠지다 보니 그는 세상물정을 분별 못하는 고루한 선비가 되었습니다. 어느 날 그가 산길을 지나는데 피를 흘리고 신음하는 늑대를 발견합니다. 그 때 늑대는 동곽 선비에게 "제발 포수에게 쫒기는 나를 구해 달라." 애원합니다. 사리를 분별하지 않고 그는 그 늑대를 자신의 보따리에 넣기 좋게 칡넝쿨로 꽁꽁 묶어 보따리 속에 넣고 걸머졌습니다. 아니다 다를 가 잠시 후 한 포수가 달려오더니 늑대를 발견하지 못한 그는 그냥 지나쳐버렸습니다. 그 제서야 동곽 선비는 보따리를 내려 늑대를 다시 풀어주었습니다. 그런데 줄에서 풀려난 늑대가 선비에게 말합니다.
"기왕 내게 은혜를 베풀었으니 오늘 나의 밥이 되어 달라."고 했습니다. 난감해 하고 있을 때 마침 한 농부가 지나다가 무슨 일이냐 물었습니다. 동곽 선비는 농부에게 자초지종을 말했습니다. 그 때 농부는 "그러면 처음 시작부터 사연을 다시금 재연해 보여 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동곽 선비는 늑대를 다시 칡으로 묶고 자신의 보따리 속으로 집어넣었습니다. 그 때 농부는 그가 들고 있던 작대기로 늑대를 때려잡았습니다. 지식 많은 어리석은 선비 목숨을 무식한 농부의 지혜가 구해주었습니다.
구약 잠언서는 '어리석은 자'라는 단어가 40번이나 등장합니다(ESV). 또한 '어리석은 자'(fool)는 '현명한 자'(wise)와 대비시켜 말씀합니다. 그리고 어리석은 자란 현대표현으로 '잘 속는 자'(dupe), '무지한 자'(ignoramus), '그냥 터무니없는 말을 하는 자'(just a ridiculous person) 등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성경은 결코 가난하거나, 학벌이 없거나, 지적수준이 낮은 자들을 멸시하거나 어리석다 말씀하지 않습니다. 대신에 잠언서가 정의하는 '어리석은 자'(fool)의 몇 가지 사례들을 대략 정리해 봅니다.
첫째로 "마음이 지혜로운 자는 명령을 받거니와 그 입이 미련한 자는 패망하리라."(잠 10:8, 10) 영역으로는 '입이 미련한 자'란 '분별없이 떠벌리는 자'(a babbling fool)라고 말씀합니다. 특히 말과 어리석은 자는 매우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야고보서는 자신의 언어를 절제할 줄 아는 자를 경건한 자라 말씀합니다. 그러므로 경건한 자가 되려면 자기 혀를 재갈 먹이는 자가 되라 충고합니다(약 1:26). 또한 예수께서는 "사람이 무슨 무익한 말을 하든지 심판 날에 이에 대하여 심문을 받으리라." 경고하셨습니다(마 12:36). 자기 말은 자신 스스로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말이 많으면 허물을 면하기 어려우니라."(잠 10:19)고도 말씀합니다.
둘째로 "마음을 감추는 자는 거짓된 입술을 가진 자요 중상하는 자는 미련한 자니라."(잠 10:18) 미련한 자의 이중성을 말씀합니다. 전자는 위선적인 자(hypocrite)를 의미하며 후자는 남 중상하기를 즐겨하는 자를 의미합니다. 우리 모두 주의가 필요한 교훈입니다.
셋째로 "미련한 자는 악행을 낙으로 삼는 자라."(잠 10:23) 어리석은 자란 곧 그릇된 짓 행하기를 기뻐하는 자라 말씀합니다. 만일 학생이 주어진 학업대신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더 좋아하게 될 때 위험에 빠지기 쉽습니다. 나는 경건한 부모가정에서 자란 자녀가 대학으로 진학한 후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 오랫동안 정상적인 삶을 살지 못하고 있는 젊은이를 알고 있습니다.
넷째로 "미련한 자는 자기 행위를 바른 줄 여기느니라."(잠 12:15) 미련한 자는 남의 충고나 조언을 즐거워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하는 일을 스스로 언제나 옳다고 여깁니다. 타인의 이로운 충고나 권고를 무시합니다. 대신 항상 스스로의 판단만을 옳게 고집하는 자는 미련한 자라는 의미입니다.
다섯째로 "아버지의 훈계를 업신여기는 자는 미련한 자이니라."(잠 15:5) 현시대는 자식이 부모의 훈계를 따르는 시대가 아니라 부모가 자녀 뜻을 더 떠받드는 시대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그러한 가정환경에서 자란 자녀들은 장차 사회에 나가서 남을 존중하며 더 배려함보다 이기적 인간이 되기 쉽습니다. 하나님의 질서는 분명합니다. 부모는 그의 창조주를 공경하고 자녀는 자신의 부모를 공경하는 것이 순리입니다. 성경은 자신의 부모를 공경하지 않는 자, 부모교훈을 즐겨하지 않는 자를 미련한 자라고 말씀합니다.
마지막으로 "개가 그 토한 것을 도로 먹는 것 같이 미련한 자는 그 미련한 짓을 거듭 행하느니라."(잠 26:11) 미련한 자에 대한 가장 치욕적인 경고입니다. 미련한 짓을 반복하는 자여, 그대는 바보니라!
마지막으로, 성경은 "어리석은 자는 하나님이 없다 하도다."(시 53:1)라고 말씀합니다. 하나님 경외함을 배우지 못한 삶은 많은 세상 지식을 쌓을 지라도 지식 많은 바보 동곽 선비와 다를 바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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