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 백신이 치매도 막는다? 생백신 접종자, 발병 20%↓·사망률 절반↓… 치매 치료 가능성까지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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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포진을 유발하는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ZV)를 약화해 만든 생백신이 치매 예방뿐 아니라 이미 치매를 가진 환자의 질병 진행까지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탠퍼드대 의대 파스칼 겔드세처 교수 연구팀은 3일 세계적 학술지 셀(Cell)에 발표한 논문에서 영국 웨일스 지역의 대상포진 백신 접종자와 비접종자를 최대 9년간 추적한 결과, 백신이 치매의 발병률·진행 속도·사망 위험에 모두 의미 있는 영향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는 2013년 영국 정부가 79세 고령층을 대상으로 대상포진 백신 프로그램을 시행하면서 우연히 ‘자연 임상시험’ 환경이 조성된 것을 활용했다.
당시 생일 날짜만 몇 주 차이 나는 28만2,541명이 1년간 백신 접종 여부에 따라 두 집단으로 나뉘었고, 연구팀은 이들을 2020년까지 추적 관찰했다.
이들 가운데 당시 86~87세가 된 고령층 8명 중 1명은 치매 진단을 받았으며, 백신 접종자의 치매 발병 위험은 비접종자보다 20% 낮았다. 교육 수준이나 당뇨·심장병·암 같은 기저질환 비율도 두 집단 간 차이가 없어, 백신 효과가 통계적으로 분명하게 나타났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더욱 주목되는 대목은 백신이 이미 치매를 가진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됐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백신 접종 당시 치매 환자였던 7,049명을 별도로 분석한 결과, 9년 추적 기간에 절반이 치매로 사망했으나 백신 접종자의 사망률은 30% 수준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백신이 질환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치료적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평가다.
백신 접종자들은 경도인지장애(MCI) 진단 위험도 더 낮았으며, 치매 진단 이후의 생존 기간 역시 더 길었다. 보호 효과는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두드러졌는데, 연구팀은 면역 반응 차이나 치매 발병 메커니즘의 차이 때문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겔드세처 교수팀은 지난 4월 네이처(Nature)에서도 같은 코호트를 분석한 연구를 발표해 백신 접종 후 7년간 치매 위험이 20% 감소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번 ‘셀’ 논문은 그 예방 효과에 더해, 진행 억제·사망 감소 등 치료적 가능성까지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연구팀은 백신이 치매에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는지는 아직 불명확하다고 밝혔다. 면역계 활성화 때문인지, 바이러스 재활성화를 억제하기 때문인지, 또는 또 다른 생물학적 기전이 작용하는지는 규명되지 않았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 사용된 것은 약독화 생백신이기 때문에, 현재 더 널리 사용되는 재조합 백신(Shingrix)이 동일하거나 더 강한 효과를 보일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겔드세처 교수는 “대상포진 백신이 치매 예방뿐 아니라 진행을 늦출 가능성을 보여준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대규모 무작위 임상시험에 대한 투자가 이뤄진다면 치매 치료·예방 분야에서 획기적 진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밴쿠버교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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